[현장 인터뷰] 국산화 뚝심으로 전 세계 필드 사로잡은 ‘K-골프’의 주역,(주)오지에스공업 이석제 대표를 만나다
부친의 ‘카트 특허’에서 출발해 세계 골프 코스를 누비기까지 뚝심 이어받아 전 세계 골프 코스 국산화 이끈 ‘100년 소공인’ 국내 300여 개 골프장 공급, 일본·미국·호주·남아공까지 수출 확대
김경희 기자 / 입력 : 2026년 06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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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오지에스공업 이석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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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스케치] 경남 양산시 웅상 주진동에 위치한 (주)오지에스공업(OGS). 사명에 새겨진 ‘시스템(System)’이라는 단어처럼 이곳 생산 라인에서 골프 코스를 관리하는 정밀 장비들이 탄생하고 있다. 현재 100여 종 이상의 골프장 기자재를 생산하며 국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ISO 9001, 14001, 45001 인증과 벤처기업, 이노비즈,메인비즈 인증을 보유하고 있는 (주)오지에스공업은 지난 2010년부터 홀핀, 홀컵, 벙커레이크, 볼 세척기 등 100여 종 이상의 골프장 용품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하며 대한민국 골프장 코스 관리의 기틀을 다진 강소기업이다.
오지에스공업은 1987년 창업 이후 40년 가까이 골프장 기자재 국산화에 매진해 온 향토기업으로, 현재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국내 300여 개 골프장은 물론 일본, 미국,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여러 국가에 골프 기자재와 코스 액세서리를 수출하는 글로벌 메이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987년 온천공업으로 출발해 중소벤처기업부 인증 ‘100년 소공인’으로 자리 잡기까지, 국내 골프 기자재의 90% 이상을 국산화하며 글로벌 무대를 누비고 있는 이석제 대표.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Q1. 1987년 온천공업으로 출발해 지금까지 '골프 기자재 전문'이라는 한 우물만 파오셨습니다. 특히 2003~2004년 코스용품 전문업체로 체제를 전환하셨는데, 당시 이러한 결단을 내리게 된 계기와 오지에스(OGS)라는 사명에 담긴 철학은 무엇입니까?
저희 부친께서 오랜 전부터 골프장 거래를 시작하셨는데, 당시엔 단일 품목인 수동 카트를 만들었습니다. 부친이 직접 카트 특허를 내셨고, 80~90년대 국내 골프장이 200여 개 안팎이던 시절에는 당시 국내 골프장의 90% 이상이 저희 수동카트를 썼을 만큼 전성기를 누렸습니다.
그러다 90년대 중후반을 넘어서며 국내 골프장 환경이 급격하게 전동 카트 체제로 변환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국내에는 전동 카트를 개발할 베이스가 없다 보니 시장이 수입 카트로 대체됐고, 저희도 사양길을 걸으며 위기를 맞았습니다.
그때 ‘카트가 안 된다면 골프 코스 관리용품이나 경기용품 쪽으로 확장해보자’고 결단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코스 용품은 대부분 수입산이었는데, 저희가 수입 유통을 하면서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벤치마킹과 자체 개발에 매달렸습니다.
OGS(Onchun Golf System)는 부친의 기술력이 깃든 ‘온천공업’의 역사성을 이어받으면서, 과거 규격화되지 않았던 골프장 기자재들을 완벽히 규격화·시스템화하여 정밀하게 납품하겠다는 제조 메이커로서의 철학과 다짐을 담은 이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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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오지에스공업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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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 과거 부산 금정구 구서동·남산동 일대에서 이곳 양산시 주진동으로 사업장을 확장 이전하셨습니다. 웅상 지역에 새롭게 터를 잡으신 이후 생긴 변화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이곳 양산과 부산·경남 일대는 그야말로 골프 산업의 ‘8학군’이라 불릴 만큼 수요가 집중된 요충지입니다. 남산동 공장이 너무 좁아 12년 전 이곳 웅상 주진동으로 과감하게 확장 이전을 단행했습니다. 주변에 골프장이 밀접해 있다 보니 현장과의 물리적 거리가 가까워졌고, 이는 곧 즉각적인 피드백과 소통으로 이어져 대단히 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기업의 규모적 성장뿐만 아니라 인프라 안정화 측면에서도 웅상은 최고의 선택이었습니다.
Q3. 오지에스공업은 ‘EZ시리즈 홀커터’나 ‘자동신발털이기’ 등 독창적인 특허 제품으로 명성이 높습니다. 사실 국내 업계는 오랫동안 외산 기자재 선호도가 높았는데, 초창기 현장의 차가운 시선과 편견을 뚫어낸 오지에스만의 ‘결정적 차별성’은 무엇이었습니까?
일반 골퍼들은 10년을 쳐도 코스에 어떤 기자재가 숨어있는지 잘 모릅니다. 하지만 관리자들은 대단히 보수적이죠. 이미 수십 년간 외산 제품을 써왔기 때문에 듣지도 보지도 못한 국산 브랜드를 들고 갔을 땐 눈길도 주지 않았습니다.
저희는 편견을 깨기 위해 2010년부터 홀핀, 홀컵, 벙커레이크, 볼 세척기 등 100여 종이 넘는 용품의 국산화를 끈질기게 밀어붙였습니다. 외산 제품과 비교해 무게감을 개선하고, 내구성을 끌어올렸습니다. 예컨대 현장 작업자들이 무게를 감지해 자동으로 작동하는 신발 청소기나 섬세하게 날을 다듬은 홀커터 등 현장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독창적인 기능성과 견고함으로 승부했습니다.
단순히 물건을 파는 것을 넘어 ‘품질’과 ‘성능’으로 신뢰를 증명해 내자 차갑던 현장의 마음이 열렸습니다. 현재는 제품의 90% 이상을 국산화하여 국내 300여 군데 골프장에 납품하는 리딩 기업이 되었습니다.
Q4. 골프장 코스 관리는 잔디 생육 등 매우 섬세한 R&D가 요구됩니다. 최근 대표님께서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친환경 신제품을 소개해 주십시오.
최근 가장 심혈을 기울인 결과물은 지난해 개발에 성공한 ‘생분해성 잔디 보호 매트’입니다. 골프장이나 공원 등 유동 인구가 많아 잔디 훼손이 잦은 지역에 까는 매트인데, 기존 제품들은 대부분 플라스틱 재질로 사용 후 매립되거나 미세플라스틱을 발생시키는 환경적 문제를 안고 있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땅속에서 6개월 내에 95~98% 이상 완전히 자연 분해되어 없어지는 원료를 사용해 매트를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조건을 충족해야 환경부 인증 원료로 인정받는데, 저희가 이를 활용해 제품화한 것입니다. 매트 사이사이로 잔디가 자연스럽게 살아나도록 돕는 개방형 구조이자 우수한 배수성을 자랑합니다.
부산시민공원에 시범 적용되어 우수한 잔디 생육 효과를 확인했습니다. 일반 플라스틱보다 단가가 30~40%가량 높지만, 지구와 토양을 살리는 혁신적인 친환경 솔루션입니다. 이 외에도 생분해성 친환경 골프티, 볼마커 등 친환경 라인업을 지속해서 확장하고 있습니다.
Q5.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 시장을 넘어 최근에는 세계 최대 무대인 미국 시장까지 영토를 넓히고 계십니다. 매년 세계 최대 골프 박람회인 미국 올랜도 'PGA Show’에 참가하고 계시는데, 현지 반응과 바이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OGS만의 무기는 무엇이었습니까?
해외 시장을 뚫는 것은 정말 녹록지 않습니다. 수십 년간 쓰던 시스템이 확고한 해외 바이어들에게 동양의 작은 강소기업이 명함을 내밀면 처음엔 쳐다보지도 않죠. 일본 시장도 무려 10년간 꾸준히 공을 들인 끝에 물꼬가 터져 지금은 수출 효자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그 노하우를 바탕으로 3~4년 전부터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미국의 골프 역사는 100년이 넘고 골프장 수만 2만 개에 달합니다. 저희의 무기는 ‘K-골프’ 특유의 팬시(Fancy)함과 섬세한 아이디어였습니다.
미국이나 유럽 제품들은 투박하고 백색·황색 위주로 단조롭습니다. 반면 저희는 형광색을 비롯한 다채로운 컬러와 알록달록한 디자인, 그리고 홀핀에 편리한 손잡이를 달아두는 등 섬세함을 더했습니다.
특히 올해 미국 PGA Show에서는 자체 개발한 스윙 교정기 ‘예스 스윙(Yes! Swing)’이 현지 바이어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으며 공급계약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두었고, 북미 시장 진출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바이어들이 처음엔 시큰둥하다가 제품을 직접 만져보고 ‘한국 골프 용품은 디자인이 정말 예쁘고 영리하다’며 눈빛이 바뀔 때 큰 희열을 느낍니다.
Q6. 최근 시니어 계층을 중심으로 파크골프(Park Golf)의 인기가 뜨겁습니다. 산업이 급성장하는 만큼 이면에 부조리도 존재한다고 들었는데, 이에 대한 생각과 마케팅 방향성이 궁금합니다.
파크골프가 일본에서 건너와 대구에서 처음 시작될 무렵, 수입산 홀컵이 20~30만 원씩 하던 시절에 기술자들을 내려보내 국산 홀컵을 개발하고 기틀을 닦아준 곳이 바로 저희 OGS입니다. 세팅과 샘플을 저희가 다 해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시장이 커지자 사립 연맹들이 과도한 인증 비용, 즉 똑같은 제품인데도 연맹에 수백만 원의 심사비를 내고 장당 수만 원짜리 인증 스티커를 붙여야만 공식대회에 쓸 수 있게 독점적 규제를 만들었습니다. 스티커가 붙으면 6~7만 원짜리 용품이 10~20만 원짜리로 둔갑하여, 그 부담이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됩니다. 저희는 제품 품질 자체로 경쟁력을 인정받겠다는 판단 아래 해당 인증 등록에는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저희는 유통 채널을 다각화해 인터넷 쇼핑몰과 쿠팡 등 오픈마켓을 통해 개인 소비자들에게 직접 합리적인 가격으로 보급하고 있습니다. 입소문이 나면서 타 지자체에서도 연락이 많이 오고 있습니다. 양산시나 시설관리공단 등에서도 이러한 유통 구조의 한계를 살피고 예산 절감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검증된 지역 향토기업 제품들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활용하는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Q7. 양산 웅상 지역 경제와의 상생이나 청년 고용 창출 등에 대해 품고 계신 생각과 앞으로 OGS가 나아갈 최종 목적지는 어디입니까?
웅상에 온 지 12년이 흐르면서 지역사회와 상생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깊어졌습니다. 지역 CEO의 모임인 ‘퍼스트 리더’ 1기로 가입해 현재 3년째 회장직을 맡으며 지역 기업인들과 소통하고 봉사해왔습니다. 기업의 성장은 지역사회와 함께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지역 경제인 모임 활동과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습니다. 또한 금정구 네오필하모니 오케스트라 문화 후원과 미혼모 관련 단체 기부도 10년 넘게 꾸준히 이어오고 있습니다.
저희 OGS는 직원들의 이직률이 거의 없는 가족 같은 노사 관계를 자랑합니다. 앞으로 글로벌 수출 매출을 더욱 키워 웅상 지역의 역량 있는 청년들을 더 많이 고용하고 싶습니다. 안정적인 고용 창출과 매출을 바탕으로 소외된 노인과 청소년들에게 더 많은 기부와 나눔을 환원하는 것, 그것이 OGS가 나아갈 최종 비전입니다.
Q8. 기업인으로서의 삶 외에, '인간 이석제'로서 개인적으로 꼭 이루고 싶으신 꿈이나 삶의 지향점이 있으시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 개인적인 삶의 모토는 ‘꾸준함’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성공과 실패를 이분법적으로 나누지만, 저는 실패란 단지 성공으로 가기 위한 중간 과정일 뿐이라고 믿습니다. 한 방향으로 꾸준히 걷다 보면 실패와 좌절을 맛볼지언정 결국엔 뜻을 이루게 됩니다.
‘중용(中庸)’의 가르침 중에 자기가 스스로 내면을 밝히면 세상이 밝아지고, 바깥이 밝아지면 다 같이 뜻을 이루게 된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참 맞는 말입니다. 내가 먼저 올곧고 밝은 마음으로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며 주변에 온기를 전하는 삶, 그것이 인간 이석제로서 지향하는 종착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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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희 기자 /  입력 : 2026년 06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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