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시절인연’ 서원익 작가, “삶의 굽이마다 마주한 인연, 그 애틋한 참회의 마음 기록”
화려한 사업가에서 영화 제작자, 그리고 소설가로… 실화 바탕 첫 소설, 사랑과 참회, 불교적 성찰 담아
김경희 기자 / 입력 : 2026년 04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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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란만장한 사업가 시절을 거쳐 소설가라는 새로운 ‘시절인연’을 맺은 서원익 작가. 그는 이번 작품이 자신에게 '치유의 기록'이라고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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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의 모든 만남에는 때가 있고, 그 인연은 우리 삶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이끈다. 최근 첫 소설 ‘시절인연(도서출판 때꼴)'을 펴낸 서원익 작가는 파란만장했던 자신의 삶을 문학이라는 그릇에 담아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시작해 대규모 호텔 프로젝트 기획자, 영화제작자를 거쳐 이제는 소설가로 다시 태어난 그를 만나 작품에 담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서 작가의 이력은 독특하다. 본래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출발한 그는 집안에서 추진하던 대형 해상호텔 프로젝트의 기획조정실장을 맡으며 승승장구했다. “지방자치제가 시작될 무렵, 부산 마린시티 앞바다에 러시아에서 들여온 배를 방파제와 계류시설을 설치하고 정박시켜 호텔을 만들었죠. 당시 국내에는 관련 법조차 없던 시절이라 ‘공작물 설치 허가’를 받아 진행한 국내 최초의 시도였습니다.”
하지만 화려한 성공도 잠시, 태풍 ‘매미’라는 자연재해 앞에 크루즈가 파손되고 해상호텔업이 무산되었다. 이후 야심 차게 시작한 영화 제작 사업 역시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이러한 삶의 굴곡은 그에게 삶의 본질과 인연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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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남과 이별, 그리고 멈춤을 지나 다시 만나는 인연의 법을 다룬 서원익 작가의 첫 소설 '시절인연'(도서출판 때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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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소설 ‘시절인연’은 서 작가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소설이다. 작품의 핵심 소재는 젊은 시절 그가 깊이 사랑했던 한 여인과의 가슴 아픈 이야기다. “가슴 아픈 사랑을 했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 인연이 결국 스님이 되었고, 그 애틋한 기억과 미안한 마음을 소설이라는 형식으로 이쁘게 포장해 보았습니다.”
그는 이 소설을 쓰는 데 꼬박 1년이 걸렸다고 회상했다. 전업 작가가 아니었기에 좋은 표현이 떠오를 때마다 한 줄씩 적어 내려갔다. “내 마음속 깊은 곳에 남아 있던 애틋한 마음을 부처님 앞에 내려놓는다는 기분으로 썼습니다. 소설을 다 쓰고 나니 스스로 치유와 위안을 받는 느낌이 들더군요.”
소설은 주인공들의 만남으로 시작해 이별, 그리고 사랑의 감정으로 인해 시간이 멈춘 듯한 ‘멈춤’의 단계를 지나, 20년의 세월이 흐른 뒤 종교적 믿음 안에서 다시 만나는 ‘재회’의 과정을 그린다. 서 작가는 각 장의 흐름에 불교적 교리를 녹여내어 남녀 간의 사랑을 넘어선 인생의 본질적인 인연 법을 이야기하고자 했다.
서원익 작가의 이번 소설은 출간 전부터 교계와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작가는 원고 완성 후 여러 스님에게 미리 글을 보여주며 조언을 구했는데, 스님들로부터 “출가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음에도 그 과정이 매우 승화되어 있어 깊은 감동을 준다.”라는 평을 얻었다. 이는 남녀의 인연을 단순한 세속적 사랑에 가두지 않고, 구도의 길로 승화시킨 작가의 진정성이 통한 결과다.
문학적 완성도에 대해서도 호평이 이어진다. 이화엽 문학평론가는 서 작가의 작업을 “창작과 기억을 넘는 심상의 언어로 생의 진리와 사상, 심성을 가꾸어 나가는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이 평론가는 특히 소설의 구조적 안정성을 높게 평가하며, “인생이라는 큰 나무에서 맺어진 인연이 비록 단 한 장의 잎사귀처럼 작게 보일지라도, 작가는 이를 결코 소홀히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계절의 섭리를 통해 이별과 만남을 다룬 ‘시절인연’의 기승전결은 매우 안정적이며, 그 안에서 삶의 본질을 찾아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 작가는 벌써 차기작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소설이 내면의 성찰에 집중했다면, 다음 작품은 그가 직접 몸담았던 해상호텔 사업 당시의 치열한 비즈니스 현장을 다룰 예정이다. “국내 최초의 해상호텔을 만들며 겪었던 기업가들의 희로애락을 생생하게 담아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소설가라는 새로운 ‘시절인연’을 맺은 서원익 작가. 그의 글에는 세파를 견뎌온 이만이 가질 수 있는 묵직한 진심과 따뜻한 시선이 머물러 있었다. |
김경희 기자 /  입력 : 2026년 04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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