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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으로 ‘핏’을 맞추다… 허선진 개인전 〈에테르 의상실: 향으로 짓는 옷〉 성료

부산 해운대 허먼갤러리서 1월 29~2월 4일 개최… ‘보이지 않는 의상’으로 기억을 재단한 향수 전시
김경희 기자 / 입력 : 2026년 02월 09일

[웅상신문=김경희 기자] 옷이 사람의 실루엣을 완성하듯, 향도 한 사람의 하루를 입힌다. 디자이너 출신 천연 향수 아로마테라피스트 허선진 작가의 개인전 〈에테르 의상실: 향으로 짓는 옷〉이 지난 1월 29일부터 2월 4일까지 허먼갤러리(부산 해운대구 좌동순환로 473 로데오아울렛 B동 2층)에서 열렸다.

이번 전시는 시각 중심의 전시에 ‘후각’을 본격적으로 불러들인 향수 전시로, 천연 에센셜 오일을 기반으로 한 블렌딩을 작품처럼 배치하고, 관람객의 동선·조명·온도·공기의 흐름까지 향의 일부로 삼아 공간 전체를 하나의 “보이지 않는 의상”으로 구성했다.

허선진 작가는 “천연 향수는 하나의 ‘보이지 않는 의상’”이라며 “화려한 로고와 인공적인 잔향 대신, 식물의 숨결과 사람의 호흡 속도에 맞춰 조율된 향으로 하루를 부드럽게 감싸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옷에 핏이 있듯 향수에도 핏이 있다. 어떤 향은 어깨를 곧게 세우고, 어떤 향은 등을 풀어주며, 또 다른 향은 마음의 주름을 매만져 하루를 정돈한다”고 덧붙였다.

허선진 햇살문화스쿨 양산, 순수아트앤아로마 대표

전시 현장에서는 향이 관람객의 기억과 만나 각자의 이야기를 스스로 써 내려가는 장면들이 이어졌다. 라벤더와 사이프러스 계열의 조합 앞에서 한 관람객은 “어린 시절 외갓집 뒤 숲이 떠오른다”며 오래 머물렀고, 시트러스와 허브 블렌딩 앞에서는 “잊고 있던 봄의 속도가 이런 향이었는지 몰랐다”는 반응도 나왔다. 작가는 “향은 결국 각자의 이야기를 깨우는 시작점”이라고 말했다.

허선진 작가는 동주대학교 산업예술학부 의상과를 졸업한 뒤 웨딩드레스 디자이너 등 패션 현장에서 활동해 왔으며, 현재 영산대학교 인문문화융합학과에 재학 중이다. 또한 국제 아로마테라피 관련 자격과 강의 경력을 바탕으로, 천연 향수·아로마 상담·천연 화장품 교육 영역까지 작업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작가는 “에테르 의상실이라는 이름에는 ‘공기 중에 머무는 것까지도 한 사람의 아름다움을 이루는 옷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 담겨 있다”며 “옷을 고르듯 향을 고르고, 패턴을 뜨듯 블렌딩을 설계해, 향과 기억, 몸과 감정이 만나는 전시를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전했다.

■ 작가 프로필

허선진
동주대학교 산업예술학부 의상과 졸업
영산대학교 인문문화융합학과 재학
현) 햇살문화스쿨 양산 대표, 순수아트앤아로마 대표
전시/수상: 2008 한국공예기능협회(특선), 제1회 섬유예술 공모전, 2022 국제현대미술대전(공예 동상) 등
김경희 기자 / 입력 : 2026년 02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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