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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적대장 65책에서 길어올린 웅상의 얼굴 …『웅상 역사의 재조명』 발간

박채은·이동명 공저, 2년 작업 결실…
1609~1904년 ‘울산부 호적대장’ 등 사료로 마을·인물·신앙 흔적 복원
“웅상은 양산의 변방이 아니라 울산·부산·경남을 함께 품어온 역사적 중심지…자긍심 세울 때”

김경희 기자 / 입력 : 2026년 02월 06일
웅상의 뿌리를 ‘기록’에서 다시 길어 올린 책이 나왔다. 웅상문예원은 최근 『웅상 역사의 재조명』을 발간했다. 책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웅상의 연혁을 정리하고, 마을의 변천사와 산천·명소를 두루 담았다. 용강사를 중심으로 한 인물과 설화는 물론, 웅상에 대대로 정착해 살아온 토착 성씨의 흐름도 함께 정리했다.

특히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에 남아 있는 ‘울산부 호적대장’ 등 사료를 토대로 웅상 지역의 생활과 공동체를 구체적으로 복원한 점이 눈에 띈다.

『웅상 역사의 재조명』 표지. 웅상문예원이 발행한 향토사 정리서로, 호적대장 등 사료를 바탕으로 웅상의 마을과 인물, 문화의 흔적을 복원했다.

박채은(내고장정체성연구소 대표)와 함께 이 책을 쓴 이동명 웅상문예원 부원장은 인터뷰에서 “역사는 단순히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며 미래로 가는 길잡이”라며 “웅상 관련 기록이 단편적으로 소비되거나 검증되지 않은 채 유통되면서 정체성의 혼란이 커진 측면이 있다. 이번 책은 그 빈칸을 메우려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책이 주목한 ‘좌표’는 1906년 행정구역 개편이다. 당시 울산군에 속해 있던 웅상면이 양산군으로 이관된 이후 올해로 120년을 맞는다. 이 부원장은 “웅상을 이해하려면 울산의 역사와 함께 바라봐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출발점이었다”며 “웅상은 단순히 ‘양산의 변방’이 아니라 울산과 양산을 잇는 역사적 중심지였음을 사료로 확인하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핵심 자료는 조선시대 호적대장이다. 조선은 세금과 군역 부과를 위해 3년마다 가구와 인구를 조사해 호적대장을 작성했고, 지방관청과 중앙관청에 보관했다. 규장각에는 1609년부터 1904년까지 울산부 호적대장 65책이 남아 있다.

이동명 웅상문예원 부원장
이 부원장은 “특히 1765년 호적대장이 ‘완질(完帙)’로 남아 있다는 점은 웅상 주민들의 생활상을 ‘빠짐없이’ 보여주는 결정적 단서”라며 “숫자만 적힌 장부가 아니라 누가 어디서 어떤 공동체를 이루고 살았는지가 담긴 ‘삶의 역사책’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책은 호적대장뿐 아니라 웅상의 지명·유적·제향과 교류의 흔적도 정리했다. 회야강 물길을 따라 이어진 생활권, 울산 향교와의 교류, 울주·기장(정관) 주민들의 우불신사 제향 참여 등은 웅상이 경계가 아니라 ‘가운데’였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제시된다. 또 1795년 이후 승적 기록을 통해 웅상 지역 사찰의 승려 명단이 확인되는 등 당시 불교 문화의 단서도 함께 담았다.

발간 과정은 ‘대조와 확인’의 연속이었다. 이 부원장은 “호적 기록과 문중 족보 등을 대조해 인물과 계보를 확인하고, 한문 기록을 읽고 풀어내는 작업이 필요해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관련 연구자와 한문·번역 전문가들의 도움도 받았다”고 전했다. 책 제작에는 시 예산이 투입됐고, 집필·감수 등 정산 과정을 거쳐 마무리됐다.

웅상문예원은 책 발간을 계기로 주민 참여형 향토사 프로그램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동명 부원장은 “웅상문예원이 추진하는 ‘인(仁)한 마을(里) 가꾸기 인문학 강좌’를 통해 시민들과 함께 향토사를 배우고 나누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주의식은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고 공동체의 뿌리를 공유하는 데서 비롯된다”며 “등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는 말처럼, 지역을 지키는 집념과 기록의 축적이 결국 지역의 미래를 밝히는 불씨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2026년 1월 26일 이 책이 나오기까지 정장원 웅상문예원 원장과 문예원 관계자 여러분, 또 『웅상 사람들』을 발간한 박극수 문화유산회복 경남본부장 등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경희 기자 / 입력 : 2026년 02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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