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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연결’과 ‘책임’으로 다시 묻는 도시의 기준

생활권 분절이 만든 체감 격차…
하나의 생활권으로 가는 과제
단년도 실적 중심 행정의 한계…
이동권·도시재생·지역 구조의 재설계

김경희 기자 / 입력 : 2026년 01월 15일
경상남도의회 이용식 의원이 “지금은 양산이 도시의 기준을 다시 세워야 할 시점”이라고 말하고 있다.

  2026년을 맞은 도시의 풍경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도로는 그대로이고 건물은 제자리에 서 있다. 그러나 도시의 변화는 눈에 보이는 시설보다 시민의 하루에서 먼저 체감되는 기준에서 시작된다. 본사는 신년을 맞아 양산의 현재를 돌아봤다. 

이에 도시 정책에 집중해 온 경남도의회 이용식 의원에게 새해 양산의 도시 방향을 들어봤다. 그는 “지금은 양산이 도시의 기준을 다시 세워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용식 의원은 “도시 내부에 있을 때보다 광역의회에서 활동하며 도시의 흐름이 더 분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며 “시의원 시절에는 도로 정비나 하수관, 학교 앞 위험 구간처럼 생활과 직접 맞닿은 민원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면, 광역의회에서는 도시 전체가 어떤 속도로 어떤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는지가 보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Q. 경남도의회에서 활동하며 양산을 바라볼 때 시 내부에 있을 때보다 더 또렷하게 보이기 시작한 문제는 무엇이었습니까?

  “성장 과정에서 생활권마다 서로 다른 발전 속도와 체감 격차가 형성됐다는 점입니다. 시의원 시절에는 개별 민원이 보였다면, 도의회에서는 도시 전체의 흐름이 보입니다. 신도시의 성장 에너지를 원도심과 웅상권으로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그 연결의 밀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봅니다.”

  이 의원은 양산이 천성산을 경계로 웅상권과 원도심·신도시로 나뉜 지리적 구조를 갖고 있는 만큼, 각 생활권의 성장이 따로 이어지는 단계는 이미 지났다고 진단했다. 각 지역의 발전 노력이 이어져 왔지만 성장의 리듬이 달라지면서 심리적 거리와 체감 격차로 굳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개별 사업의 확대보다 시민의 생활권을 어떻게 잇고 균형을 만들어 갈 것인지에 대한 도시 설계의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이 의원의 의정활동은 재난 대응, 전통시장, 디지털 취약계층 등 생활과 맞닿은 영역에 집중돼 있다. 그는 이를 정책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행정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기준의 문제로 설명했다.

  재난 현장에서는 자원봉사 활동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체계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주력했고 전통시장은 지역의 정체성과 경제의 뿌리인 만큼 지속 가능한 지역경제의 축으로 기능하도록 관련 조례 개정을 추진했다.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는 취약계층이 소외되지 않도록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정책 공백을 공식적으로 짚었다.

  그는 위기와 변화의 순간에 행정이 실제로 시민을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의정활동의 기본 원칙으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광역의회에서 예산과 정책을 다루며 느낀 구조적 한계로 이 의원은 단년도 실적과 집행 중심의 행정 구조를 꼽았다. 각 부서가 최선을 다해 일하고 있음에도 역 단위에서 보면 하나의 정책 목표가 여러 부서로 나뉘어 추진되면서 성과와 책임이 분산되는 모습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정책의 연속성이 약해지고 비슷한 문제가 다시 제기되는 한계도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새로운 사업을 늘리는 방식보다 누가 끝까지 책임지고 완성할 것인지가 분명한 시스템, 단기 성과를 넘어 양산의 중장기 방향을 함께 설계하는 행정 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Q. 양산 시민이 가장 먼저 체감해야 할 행정의 변화는 무엇입니까?

  “생활권 간 연결과 이동의 편리함입니다. 웅상권과 원도심·신도시가 나뉜 구조 속에서 같은 시민임에도 이동에서 불편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통망 개선과 생활권 간 직행 연결, 생활 인프라의 균형 배치가 우선돼야 합니다.”

  이 의원은 출퇴근 시간 교통 정체와 긴 대중교통 배차 간격, 생활권을 넘나드는 데 걸리는 시간이 단순한 불편을 넘어 지역 간 심리적 거리까지 키우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행정이 달라졌다는 느낌은 시민의 편리함과 시간적 거리를 줄여주는 데서 시작된다는 판단이다.

행정사무감사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이 의원은 공공기관의 책임성과 도덕성을 꾸준히 강조해 왔다. 성과는 강조되지만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의 주체가 흐려지는 상황이 반복될수록 행정에 대한 시민의 신뢰는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인식에서다.

그가 말하는 도덕성은 개인의 흠결 여부가 아니라 공정하고 투명한 기준으로 판단하고, 그 결과를 회피하지 않는 태도에 가깝다. 특히 민원이나 정책 추진 과정에서 왜 안 되는지, 언제 가능해질 수 있는지, 무엇이 바뀌어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예측 가능한 행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웅상 지역에 대해서는 행정 체계의 구조적 한계를 먼저 짚었다. 인구와 생활권 규모에 비해 여전히 출장소 체계에 머물러 있는 현재 구조로는 지역 현안을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중장기 방향을 설계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여러 현안 가운데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주거와 산업시설이 혼재된 구조를 들었다. 회야강 정비나 송전선로 지중화가 생활 환경 개선을 위한 중요한 과제라면, 주거와 산업이 뒤섞인 구조는 웅상의 미래 도시 발전 방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는 설명이다. 그는 개별 사업 추진과 함께 기능을 단계적으로 정리할 기준과 방향을 먼저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원도심 문제에 대해서는 도시 전체의 경쟁력과 직결된 사안으로 접근했다. 신도시 개발로 젊은 층과 중산층이 이동하면서 구매력 있는 인구가 빠져나가 상권 침체가 심화됐고, 좁은 도로와 주차 공간 부족, 상하수도 노후화 등 인프라 문제도 겹쳤다는 분석이다.

도시재생 사업에 대해서는 일회성 재원 투입에 그치며 사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사례가 반복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그는 「경상남도 도시재생 활성화 조례」 전부개정을 통해 사후관리 체계를 강화하는 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재개발·재건축 정체 문제에 대해서는 용적률 상향 등을 통해 전통시장과 상권 활성화에 대해서도 접근 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동안의 정책이 시설 현대화와 환경 개선에 집중돼 왔다면 이제는 상권 운영 주체의 자생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경상남도 전통시장 및 상점가 지원에 관한 조례」 개정을 통해 전통시장과 상인연합회에 운영비를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시설을 지어주면 끝이라는 관행에서 벗어나, 상인 조직이 변화에 대응하고 상권을 관리할 수 있도록 사람과 구조에 투자해야 지속 가능한 회복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Q. 웅상과 원도심을 하나의 양산으로 묶기 위해 행정이 가져야 할 태도는 무엇입니까?

  “두 지역은 비교와 경쟁의 대상이 아니라 각기 다른 역할을 맡은 양산의 두 바퀴입니다. 어느 한쪽을 위해 다른 쪽을 희생시키는 시선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는 진정한 균형이란 지역의 특성에 맞게 접근하되 결과적으로 시민의 삶의 질이 동등하게 체감되도록 만드는 데 있다고 말했다. 웅상에는 역사문화자산을 활용한 랜드마크 조성과 도시공간 재구조화가 원도심에는 지속 가능한 재생이 필요하며 여기에 교통과 생활권의 연결이 더해질 때 하나의 양산이 완성된다는 설명이다.

 도시의 분절은 행정구역의 문제가 아니라 시민의 일상과 직결된 삶의 문제다. 생활권 간 이동이 불편해질수록 왕래는 줄고 교류가 줄어들수록 마음의 거리도 멀어진다. 이용식 의원은 도시의 크기보다 방향이 중요해지는 시점에 양산이 어떤 기준으로 움직일 것인지를 묻고 있다고 말했다. 그 질문은 행정의 책상 위가 아니라 시민의 일상 속에서 답을 요구하고 있다.
김경희 기자 / 입력 : 2026년 01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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