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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불모지에서 예술 생태계로] 박은옥 회장이 말하는 ‘지금, 웅상예술인협회’의 진화

전시공간 부족 해결… 도서관 전시장으로 탈바꿈
연회비 6만 원, 자율적 운영과 정기전 중심 활동
작업실 탐방부터 야외 스케치까지… 생활예술 실천

김경희 기자 / 입력 : 2025년 06월 07일
박은옥 웅상예술인협회 회장
2021년, 전시 공간 하나 없이 출발한 웅상예술인협회. 그 협회가 어느덧 창립 4년을 맞았다. ‘문화 불모지’라는 인식 속에서, 박은옥 회장과 회원들은 하나씩 예술의 토대를 만들어왔다. “가난하지만 투명하게,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예술 공동체”라는 박 회장의 말처럼, 협회는 지금도 지역 안에서 조용히 예술 생태계를 가꾸고 있다.

“전시 공간 없던 시절, 카페에서라도 시작했습니다”
협회 창립 당시 가장 절박했던 문제는 전시 공간 부재였다. 박은옥 웅상예술인협회 회장은 “카페에 이젤을 세우고 시작했어요. 전시장이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조금씩 나아졌다”라고 말했다.

“이 벽은 톤이 너무 강하네요. 작품이 죽겠어요.”
협회는 단순히 전시를 요청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도서관 측에 색상, 조명, 작품 동선까지 조언하며 실제 전시 공간 리모델링에도 발을 들였다.
박 회장은 “도서관은 누구나 드나드는 곳이에요. 자연스럽게 예술과 마주할 수 있는 장소가 되어가고 있어요”라며 미소 지었다.

현재 협회 회원은 약 26명. 여성 서양화 작가가 주축이지만, 조각, 수채화, 한국화, 어반스케치 등 다양한 장르로 확장되고 있다. 최근에는 정관을 개정해 ‘3년 이상 활동 경력자’만 정회원으로 받을 수 있게 기준을 설정했다. 하지만 여전히 열린 구조다.
박 회장은 “경력이 부족한 분은 ‘준회원’으로 시작해 활동하며 기회를 얻을 수 있어요. 누구나 예술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저희의 기본 철학입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연회비 6만 원이라는 제한된 예산 속에서도 협회는 외식을 줄이고 회의 때는 다과로 간소화하며, 실비를 최소화해 전시와 정기전 등 실질적인 활동에 집중하는 운영 방침을 이어가고 있다.

박 회장은 “회원들이 대부분 생계를 병행하는 예술가들이라 회비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운영 방식을 꾸준히 고민해 왔다”라며, 대신 모든 회원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전시 당직 여부에 따라 액자비 지원을 조율하는 방식으로 자발성과 책임을 함께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웅상예술인협회의 활동은 단순한 전시에 그치지 않는다. 회원들의 작업실을 돌아가며 회의를 열고, 각자의 기법과 작업 방식을 공유하는 ‘작업실 탐방’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으며, 올해에는 자연 속에서 직접 사물을 관찰하며 그림을 그리는 ‘야외 스케치’ 프로그램도 처음으로 진행됐다.

박 회장은 “자연 속에서 색과 형태를 온몸으로 느끼며 그린 그림 한 장이 전시만큼이나 소중하게 느껴졌다”라며, “김밥을 나눠 먹고 함께 하루를 보내면서 단합도 되고 공부도 됐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경희 전 회장은 ‘예술의 책임’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조선통신사의 길을 주제로 한 전시에 참여하면서, 예술이 단순한 표현을 넘어 시대를 기록하는 도구임을 다시금 실감했다고 말했다.

“조선시대 화공들이 남긴 그림이 지금은 소중한 역사 자료가 되었듯, 우리 역시 이 시대를 예술로 남겨야 합니다.”

그는 이어 “작가는 시대의 대변인입니다. 사명감 없이 그린다면, 그것은 예술이 아니라 낙서에 불과할 수 있어요”라고 덧붙이며, 예술을 단순한 취미나 개인의 표현으로만 보아선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은옥 회장은 “웅상, 하면 공장지대만 떠올리는 분들이 많죠. 저도 그랬어요.
하지만 이 안에도 작가들이 있고,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웅상예술인협회는 그들을 연결하는 연결고리예요”라며, 지역 예술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또한 “우리를 필요로 하는 시민이 있다면, 아이든 어르신이든 언제든 달려가겠습니다. 지역을 위한 문화 봉사, 그게 협회의 본질입니다”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예술은 결국 사람을 향한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웅상예술인협회는 그렇게, 가난하지만 투명하게, 예술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연대를 이어가고 있다.
김경희 기자 / 입력 : 2025년 06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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