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예술터] 양산사생회 김복선 화가, 15년간 화실로 예술 저변 확대
서곡화실, 서창시장 골목 15년 된 예술공간 “누구나 예술할 수 있어야” 철학 실천 지역민과 함께한 미술 교육의 현장
김경희 기자 / 입력 : 2025년 05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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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화실 내부 풍경 |
| 웅상 서창시장 안 골목길에 작은 간판 하나가 시선을 끈다. ‘서곡화실’. 이곳은 양산사생회 회장이자 수채화 화가로 활동 중인 김복선 화가가 15년째 운영해오고 있는 예술 공간이다.
“그림을 배우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시작할 방법을 몰라 망설이는 분들이 많았어요. 내가 할 수 있는 게 그림이니, 같이 해보자고 시작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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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웅상뉴스(웅상신문) |
| 동양화를 전공한 김복선 화가는 작업 공간을 찾다 서창동에서 화실을 열었고, 자연스럽게 지역 주민 누구나 자유롭게 예술을 접하고, 자신만의 작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열려 있는 ‘예술 공유 공간’으로 확장했다.
‘서곡(西谷)’이라는 화실 이름도 단순한 작명이 아니다. 김복선 화가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긴 이름이다. 어린 시절, 집 뒤로 서쪽 골짜기를 따라 흐르던 맑은 물. 그 물줄기는 그의 삶과 작업 세계에 깊게 스며들어 있었다.
“서쪽에서 흘러들어와 집 안까지 닿는 물이 그렇게 좋았어요. 설거지도 하고 채소도 씻고... 자연이 삶 안으로 스며드는 느낌이 늘 남아 있었죠.”
따라서 서곡화실은 단지 그림을 배우는 공간이 아니다. “어른이 먼저 예술을 경험해야 아이에게도 자연스럽게 전해진다”는 철학을 강조하는 김복선 화가는 수강생들에게 ‘예술은 어렵지 않다’는 신념을 전한다.
나이와 배경에 상관없이 누구나 붓을 들 수 있어야 하며, 그 꾸준함이 결국 좋은 작품을 만든다는 것. 그래서 그는 15년 동안 수강료도 한 번도 올리지 않았다. 예술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야 하고 경제적 부담 때문에 예술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게 그의 소신이다.
“처음엔 그림을 전공하지 않았던 분들이었지만, 계속 그리다 보면 어느새 자기만의 작품을 만들어내요. 꾸준히 오래 그리는 것, 그게 제일 중요하죠.”
서곡화실을 통해 ‘예술의 저변 확대’를 실천해 온 김복선 화가. 외부 작가들이 쉽게 진입하지 못했던 시절, 그는 직접 붓을 들고 지역민을 가르치며 미술 문화를 뿌리내렸다. 그림을 배우는 사람들 한 명 한 명이 그에겐 지역 예술의 토양이자 씨앗이었다.
“손주에게 좋은 예술적 영향력을 주고 싶은 할머니, 자식을 위해 그림을 시작한 부모. 그런 사람들 하나하나가 결국 이 지역 예술의 뿌리가 되는 거예요.”
김복선 화가가 무엇보다 바라는 건 바로 ‘자신보다 더 뛰어난 작가’가 서곡화실에서 나오는 것. 서곡화실을 거쳐 간 수강생들은 다시 미대를 준비하거나, 작가의 길을 걷고 있다. 그는 ‘어른이 먼저 예술을 경험해야 아이에게도 자연스럽게 전해진다’는 소신 아래 노년층과 학부모, 지역 주민 등 다양한 세대와 함께하고 있다.
“좋은 작가는 그냥 나오는 게 아니에요. 오래 그리고, 많이 그리고, 꾸준히 그리는 사람이 결국 남아요. 나는 그걸 믿어요.”
오늘도 서창시장 골목 안, 서곡화실에선 수채화 붓이 물을 적시고 지역 문화의 뿌리로 천천히 깊게 번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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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희 기자 /  입력 : 2025년 05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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