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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산책/ 아듀 2019.


웅상뉴스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19년 12월 17일
ⓒ 웅상뉴스(웅상신문)
바람벽에 캘린더 한 장, 덧없는 세월의 마지막 잎새처럼 걸렸습니다.
동짓달 긴 겨울밤을 어떻게 지새우는지요. 문풍지 홀로 우는 밤이 하도 길다면
다람쥐가 숨겨 놓은 알밤 같은 그리움, 한 톨 한 톨 꺼내다가 구들막 화롯불에 구워보지 않으시려는지요.

예부터 선비들은 동지가 오면 붉은 팥죽으로 악귀를 물리치고 그 날부터 구구소한도(九九消寒圖)를 그리며 문풍지 우는 사념의 밤을 보냈습니다.

화선지에 먹을 갈아 여든 한 송이의 하얀 매화를 그려 창문에 걸어두고 하루에 한 송이씩 붉은 색을 칠하며 봄을 기다렸습니다. 81일째 되는 날 소한도가 완성되는 날 창문을 열어 제치면, 화 ~그 자리엔 흑한의 밤을 지새운 홍매가 붉은 꽃을 활짝 피우고 봄은 창밖엔 이미 봄이 와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키 큰 나무들의 오래된 연애가
노오랗게 떨어진
가로수 길에서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어제를 봅니다.

절정의 순간 우수수 순장하듯 져버린
애잔한 슬픔이여
쓸쓸히 멀어져 가는
커튼 뒤의 화려한 고독이여

잘 익은 연애 한 잎 주워
가만히 입 맞추어 봅니다.

김백의 <은행잎> 부분.

또 한 해가 이렇게 지고 있습니다.
돌아보면 많이 사랑하고 아파하며 슬퍼하고 후회하고 그리워했던 그런 한 해였습니다.
은빛 물가에 고단한 마음을 뉘이고 따뜻한 저녁햇살에 가슴을 데우는, 우리에게 그 순간들이 다시 올 수 있을까요. 고요히 물드는 저 서녘 하늘을 그저 오래 바라볼 수 있다면, 그리운 그대를 오래도록 그리워 할 수 있다면.
이제 찬란한 아침은 다시 와서 지나간 어제보다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슬퍼하며 더 많이 그리워할 것입니다.
문풍지 홀로 우는 밤이 차갑습니다.

↑↑ 김백 시인
한국시인 연대 이사
계간문예 중앙이사
한국문인협회 회원
양산시인 협회 회장 역임
웅상신문 고문
시집: 자작나무 숲에 들다
ⓒ 웅상뉴스(웅상신문)

웅상뉴스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19년 12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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