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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산책 11/ 석류의 계절.

김백
웅상뉴스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19년 09월 13일
ⓒ 웅상뉴스(웅상신문)
파아랗다 / 하도 파래서 가난한 영혼이 다 시리다 / 어찌하랴 저 하늘에 떠가는 한 조각 그리움을 / 영산홍 꽃잎처럼 화들짝 피었다 져 버린 / 푸르디푸른 그리움을 /언젠가 단 한번 너의 입술에 대었던 슬픔이 / 빨간 석류알처럼 미어터진다 / 세월이 가고 사랑이 가고 / 너는, 내 가슴에 박힌 / 알알이 뜨거운 석류였어라 / 아무도 깨어있지 않은 불면의 밤 / 일순 광휘처럼 스쳐가는 한 줄기 회억의 불빛 / 이것이 우리의 생에 드리운 마지막 그리움일지라도 / 아름다운 달빛은 홀로 사뿐거린다 /오늘밤 찬 이슬 속절없이 내리겠다.


김백의 <9월의 연가 戀歌>



소리 없이 다가오는 가을빛, 하늘은 맑고 코발트색 물감을 풀어놓은 듯 푸르게 물들었습니다. 어느새 가을이 우리 곁에 다가왔나 봅니다. 내가 알지 못하는 그 새 가을은 오고 여름 또한 서서히 물러가고 있습니다.
고개를 크게 젖히고 하늘을 깨물면 금세 입 안 가득 신물이 고일 듯 바야흐로 석류의 계절입니다. 이렇듯 여름의 초록은 하늘에서 가을처럼 익어갑니다.
태양을 흠모하던 해바라기는 잠언에 들듯 고개를 떨구고, 바지랑대 위를 맴도는 빨간 고추잠자리 한 떼, 막회의 무희들처럼 현란한 군무를 춥니다.
잔서(殘暑)가 드리운 마당가엔 봉숭아꽃들이 때늦은 손님처럼 피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수다스럽습니다.

작열하는 여름의 태양과 바람을 품은 석류가 붉은 가슴을 열어젖히는, 찬란하고 쓸쓸한 “너” 라는 계절 9월, 이제 철없이 푸르렀던 청춘은 도로명 새주소같은 낯 선 계절 앞에서 서툰 걸음으로 물들어 갈 것입니다.

                                                                            
↑↑ 김백 약력
한국시인 연대 이사
계간문예 중앙이사
한국문인협회 회원
양산시인 협회 회장 역임
웅상신문 고문
시집: 자작나무 숲에 들다
ⓒ 웅상뉴스(웅상신문)

웅상뉴스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19년 09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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