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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산책 4/종점에서

김백
웅상뉴스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19년 02월 24일
올해는 봄을 알리는 입춘과 설이 하루의 시간차를 두고 모두 지나갔습니다. 그래서 인지 계절은 아직 겨울인데 날씨는 봄입니다. 땅속 깊은 곳에서 봄날의 격정을 기다리는 튤립의 속 끓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벌써 양지바른 언덕엔 쑥잎이 돋고 눈치만 보던 매화나무도 꽃멍울을 터트렸습니다.

지난겨울은 마음이 더 추운 계절이었습니다. 한 겨울을 건너가는 거리의 풍경이 쓸쓸하기만 한 것은 얼어붙은 경기탓만일가요.
오후의 가로수 밑을 걸어가는 늘어진 어깨위에서, 모이를 찾아 나선 아스팔트위의 비둘기에게서, 텅 빈 공원벤치 그늘을 덮고 앉아 있는 노인에게서 짙은 쓸쓸함을 봅니다. 짧은 겨울해가 가난한 할머니의 문턱을 힘겹게 넘는 계절입니다.
ⓒ 웅상뉴스(웅상신문)
너는 더디 오고 / 겨울밤은 막차보다 일찍 온다 / 저녁햇살이 펼쳐놓은 할머니의 나물보따리속으로 / 가난한 하루가 둘둘 말려 들어간다 / 내 유장한 삶이 문득 내려버린 평산동 50번 버스 종점 / 도시와 도시의 임계를 넘나드는 시내버스는 / 지친하루를 싣고 와 쿨럭쿨럭 쏟아놓고 돌아간다 / 언제부턴가 / 산빛 아래 부나방처럼 모여든 사람들 / 미망에 갇힌 소도의 섬에서 / 생이 닳도록 생을 태우며 산다 / 아침저녁 부대끼며 서로를 데우는 만원버스는 조용하다 / 새벽을 따라간 사람들 저녁이면 / 슬픔 한보따리씩 안고 돌아온다
저 도시의 불빛은 / 이 도시의 불빛을 위무하지 못했다 / 산동네 키 큰 전신주가 울음을 삼키며 / 하나 둘 조등을 내걸면 / 인적 드믄 종점의 밤은 푸르게 응결된다 / 생의 굽은 골목어귀 어디쯤 돌아 올 막차처럼 / 너는 더디 오고.
김백의 시 <종점에서> 전문.

올해도 묵혀 둔 벼루에 먹을 갈았습니다. 또르르 겨울잠에서 깨어 난 개울물소리가 청자연적에서 굴러 떨어집니다.
입춘대길 (立春大吉)
따스한 햇살 등에 지고 저 작은 골목길 돌아오실 내 그리운 손님을 위해 매화나무 빈 가지에 코끝 시린 꽃망울 몇 자 걸어 놓았습니다.


   
↑↑ 김백
<월간 문학공간> 등단. 한국시인 연대 이사.
계간문예 중앙이사. 한국문인협회 회원. 양산시인 협회 회장 역임.
시집: 자작나무 숲에 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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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상뉴스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19년 02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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