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양산 고교평준화` 앞으로 어떻게 될까
오는 10월 여론조사, 60%이상 찬성의견 나오면 고교평준화 추진 방침
김경희 기자 / 입력 : 2018년 09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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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웅상뉴스(웅상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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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도교육청이 양산지역 고교 평준화 추진을 위한 행정절차에 들어가기로 하면서 도내 고교 평준화지역이 어디까지 확대될지 주목되면서 찬성과 반대의 뜨거운 감자가 됐다.
고교평준화는 해당지역 학생들을 추첨으로 해당지역 학교에 배정하는 것으로, 1974년 고등학교간 학력차를 줄이고, 명문고에 집중되는 입시과열 등의 폐단을 없애기 위해 도입됐다. 지역별 고교 평준화를 요구는 소위 명문학교로 불리는 일부 특정학교를 기준으로 학교간 서열이 매겨지면서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준다는 지적에 따라 이를 해소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반면 고교 평준화가 고교 교육의 질적 저하로 이어진다는 반대 입장도 적지 않다.
경남지역에 처음 고교 평준화가 도입된 것은 지난 1979년 마산이 처음이고, 이후 1980년 창원과 진주, 2006년 김해가 차례로 도입했다. 창원에는 고교 평준화가 도입됐지만 진해구가, 김해는 장유가 제외돼 있다. 거제시는 내년부터 고교 평준화가 처음 시행된다.
고교 평준화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평준화를 추진하는 시민단체의 구체적인 요청과 외부조사기관에 의뢰해 용역 결과 타당성 있다는 결론이 있어야 한다. 이어 학부모와 교사, 시민 등을 대상으로 찬반 여론조사 후 60%이상이 찬성하면 경남도의회에서 조례개정을 통해 확정된다.
평준화 여부를 놓고 찬반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교육청은 오는 10월 중학교 1·2학년생과 학부모, 교직원뿐만 아니라 초중고 교사 전원, 도·시의원, 학교 운영위원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벌인다. 교육청은 여론조사 결과 60% 이상 찬성 의견이 나오면 고교 평준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고교평준화가 되려면 경남도의회에서기존 평준 심의를 거쳐 조례 개정을 해야 한다.
양산은 산을 사이에 두고 '동양산'(웅상)과 '서양산'으로 분리되어 있고, '동양산'에는 3개, '서양산'에는 7개 고등학교가 있다.
지금까지 경남도교육청과 양산교육지원청은 두 차례 공청회를 열기도 했다. 경남사회조사연구원이 지난 7월에 했던 '예비 (타당성) 설문조사'에서는 한 개 학군보다 '동양산'과 '서양산'의 2개 학군으로 나누는 안이 훨씬 높게 나왔고, 비평준화(31.4%)보다 평준화(67.5%)가 두 배나 높게 나왔다.
'양산고교평준화 반대위원회' 백화진 위원장과 '교육명품도시 양산창조중심' 배상환 대표는 지난 4일 양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내 아이 망치고 양산 교육 죽이는 고교 평준화 절대 반대한다"고 했다. 이들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철 지난 평준화의 유령이 지금까지 이룩한 양산 시민들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되돌리고 양산교육을 망치려 하고 있다"
"양산의 고교 평준화는 내 아이에게 손해다"
"학교 서열화는 양산의 가장 심각한 교육적 문제도 아니며 현안도 아닌 추진위의 시대착오적인 주장일 뿐이다. 45년 전 시작된 평준화는 그 교육적 사명을 다한 지 이미 오래이다"
"산업화 시대에 맞춘 보편적 평등 교육은 4차 산업시대에는 더 이상 적용될 수 없다. 평준화 획일화가 아닌 개별화 맞춤형 교육으로 패러다임은 변화하고 있다" 등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더 이상 시간을 거꾸로 돌리는 무의미한 평준화 논의에서 벗어나 신교육 도시, 명품교육 도시 양산을 만들어 우리 아이들이 타고난 끼를 마음껏 발산하고 원하는 대학으로 진학할 수 있도록 양산시민 모두의 힘과 지혜를 모으는 것이야말로 우리 기성세대의 책무라고 생각한다”
이에 학부모와 시민단체로 구성된 '양산시 고교평준화추진위원회'는 반대측 주장을 반박했다. 고교평준화추진위는 5일 낸 자료를 통해 "고교평준화는 평등교육의 시작"이라며 "함께 생각하고, 함께 배우는 힘, 고교평준화"라고 했다. 이들의 주장을 보면 다음과 같다.
"일부 고교평준화를 반대하는 쪽에서는 마치 평준화가 되면 우리 아이들이 공부를 안 하는 것처럼 호도를 하거나 평준화가 양산교육을 망친다는 이상한 논리를 펴고 있다. 평준화는 1974년 처음 도입된 이후 계속 유지하거나 증가 추세이다"
"우리나라 교육정책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옷을 갈아입었지만, 유일하게 45년을 그대로 유지해 온 것이 고교평준화이다" "이것은 그만큼 평준화가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는 데 기여했고, 학생·학부모·교사 등 많은 교육 주체들에게 만족감을 주고 있다는 증거일 것"
"고등학교 교육이 오직 대학입시만을 위해 존재하는 듯 아이들을 성적으로 줄 세우고, 그것도 모자라 성적으로 갈 수 있는 학교와 갈 수 없는 학교로 구분지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순간부터 열패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교육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평준화는 시대의 요구이고 미래 세대들에 대한 책임이다. 고교평준화는 양산의 모든 아이들에게 성적과 무관하게 선택권을 준다"
"대입 수시모집에도 유리한 고교평준화"라고 한 이들은 "2018년 대입에서 수시 전형이 73.3%, 2019년 76.2%로 확대되었다. 앞으로 아무리 대입제도가 개편된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수시와 정시의 모집 비율은 7:3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 비평준화로 고득점자들이 몰려있는 학교가 대입에 유리할지 평준화로 다양한 층위의 아이들이 많은 곳이 유리할 지는 누가 봐도 답은 나와 있다"고 했다.
"하향평준화에 대한 우려"에 대해, 이들은 "고교평준화가 되면 상위권도 상향되지만, 중위권 아이들의 성적이 많이 상향된다. 어느 시대, 사회 할 것 없이 중간층위가 많은 집단이 안정적인 발전을 한다는 것은 충분히 검증된 사실이다"고 했다.
고교평준화추진위는 "'배를 만들고 싶다면 저 넓고 끝없는 바다를 꿈꾸게 하라'는 말이 있다. 배가 목적이었지만 바다를 꿈꿀 수 있는 상상력이 있다면 물론, 배도 만들겠지만 물고기를 잡든, 서핑을 하든, 바다를 그리는 사람이 되든 수많은 일들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고교평준화는 무한한 가능성의 아이들에게 평등교육의 문을 열어주어 인간답게 숨 쉬고 꿈꿀 수 있는 희망의 열쇠가 되리라 기대한다"고 했다.
고교 평준화의 장점은 과열 입시 위주의 교육풍토를 개선하고 학력격차를 줄여 교육 정상화와 학생 간 위화감을 없앨 수 있다. 반면에 단점으로는 교육의 하향평준화, 학생의 학교선택권 제한, 사립고의 자율성 제한 등을 받는다. 이에 정부는 보완책으로 1990년대 들어 과학고, 외국어고 등 다양한 유형의 특수목적고가 설립됐다. 그리고 기초학력 강화의 자율학교, 자립형 사립고 도입 등 대안이 나왔지만 고교평준화제도에 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양산지역 고교 평준화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문제는 인구 35만에 달하는 지역실정에 맞아야 한다. 그리고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 분명히 알고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결코 쉽사리 결정될 사안은 아니다. 특히 어떤 선택을 하든 모두를 충족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야 한다. 양산 고교 평준화란 대명제 아래 찬성·반대측은 다함께 더 이상 불화음이 없도록 학생들의 미래를 위한 슬기로운 선택을 해야 한다. |
김경희 기자 /  입력 : 2018년 09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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