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도시문화연구원 /마케팅, 지역을 살리다. 천성산 이야기(11)
천성산2봉 비로봉(毘盧峰)
웅상뉴스 기자 / jun28258@gmail.com 입력 : 2017년 06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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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케팅 지역을 살리다」의 명제 아래 글을 쓰기 위해 천성산 2봉인 비로봉을 찾아 올랐던 때는, 깊고 긴 골마다 칼바람이 모여 울고 있었다. 무거운 계절을 지키고 선 소나무 잎 사이를 빠져 나가는 바람도 을씨년스럽기 그지없던 겨울이었다.
그 사이 봄이라는 계절 하나가 천성산 능선을 철쭉으로 붉게 물들이며 지나갔고,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녹색으로 짙어진 숲속에 우렁우렁 몰려다니는 바람마저 초록향기를 품은 초여름이다.
지금의 천성산 정상 원효봉이 군사기지시설로 하여 정상으로 명명 되지 못했을 때, 당시 천성산 정상으로 불리던 비로봉을 몇 차례 오른 적이 있다. 물론 들머리가 달랐고 걷는 산의 속살 길도 달랐다. 하지만 모두 비로봉을 향하는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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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천성산 2봉에 올랐을 때, 2봉 비로봉이 ´날 비´를 써서 비로봉(飛蘆峰)일 것이다 하였다. 그렇게 생각한 연유는 정상부의 바위가 날카롭게 하늘을 향한 모양을 하고 있어 그런 생각을 했던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천성산에 대한 지식 부재였다. 단순했던 사고의 한계를 드러낸 일이지만, 그때 천성산을 天城山으로 이해하고 있었으니 그 무지가 얼마나 깊었는지 부끄러운 일이다.
타 지역에서 거처를 이곳 양산으로 옮기고 나서 양산과 천성산에 대해 조금씩 알아갔다. 그러면서 무지는 무심에서 시작되었음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원효와 화엄경, 천명의 대중 성불에 대해 알수록 천성산은 지역 근교에 산재해 있는 산들과는 비교가 불가할 만큼 큰 산으로 다가와 가슴에 담겼다.
그리고 자연스레 2봉 비로봉의 한자 표기도 제대로 알게 되었다. 불교의 비로자나에서 유래 된 비로봉이었음을 알게 된 것이다.
비로자나는 제일 높은 곳을 상징적으로 이르는 뜻을 가졌다고 한다. 산의 봉우리 중 으뜸 되는 봉우리를 비로봉으로 이름 하였던 이유이다. 우리나라 금강산을 비롯하여 비로봉이라 일컬어지는 봉우리들이 거의가 毘盧峰이었다.
필자는 일곱 해 전 이맘 때 , 소주동에서 보현사를 지나 천성산 2봉을 오른 적이 있다. 옛 법수원 근처 혈수폭포까지는 잘 올랐는데 그 다음이 문제였다. 산행지도를 준비하지도 않고 오른 터라 법수원 맞은 편 산길을 어림으로 잡아 오르는데 암봉의 거칠기가 예사롭지 않았다. 천성산 하늘릿지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네 발로 엉금엉금 거리며 올랐다.
그리고 그 오르막의 끝에서 나타났던 분지, 마치 두터운 스펀지를 밟은 것 같은 느낌의 땅이었다. 끈끈이주걱을 만났지만 그저 습한 땅이라고만 여기며 지나쳤다.
한참 후 그곳이 밀밭늪이란 것을 알고는 흰제비란은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거 같아, 좀 더 머물며 자세히 살피지 못한 아쉬움에 안타까워했던 기억이 아직도 있다. 밀밭늪은 밀을 닮은 진퍼리새가 많아 마치 밀밭 같아 보인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해맑은 물매화와 잠자리란 꽃 피는 시기가 같아 꽃 필 때가 되면 때를 맞춰 다시 한 번 밀밭늪을 찾으리라 하였지만, 혼자 한 그 약속은 여태 미뤄지고 있다. 이렇듯 천성산 2봉, 비로봉은 태고의 생태 보고인 늪을 발아래 거느리고 있는 것이다. 더 다양한 습지식물과 도룡뇽, 지율스님으로 유명세를 탄 소중한 고산 습지 화엄늪도 비로봉 아래 펼쳐 두고 있다.
天地長不沒(천지장불몰) 하늘과 땅은 영원히 존재하고 山川無改時(산천무개시) 산과 강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草木得常理(초목득상리) 풀과 나무도 불변의 이치를 알아 霜露榮悴之(상로영췌지) 서리와 이슬 따라 꽃피고 시든다
도연명(陶淵明) 의 시 形贈影(형증영) 중 일부분
자연은 영원한 생명력을 지니고 끊임없이 순환한다. 잠시 머물거나 스쳐가는 인간으로 인하여 상처 받는 자연에 대해 생각해 본다. 가까운 영남 알프스의 한 산정에 케이블카를 설치한다고 한다. 인간 편리 위주로 개발 되는 산을 보면 마음이 무겁다.
생태계 보존지역으로 지정 된 늪을 가진 천성산은 인간 우월주의의 개발이 없기를 바라본다. 천성산 2봉 비로봉, 비로자나의 밝은 빛이 어리석은 중생에게도 미쳐 우리 삶이 고결하게 영위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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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명숙 시인
『문예운동』등단 양산시인협회 회원 동북아문학 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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