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시>목련 훌라후프
조영래 : 시인, 사진가
웅상뉴스 기자 / jun28258@gmail.com 입력 : 2017년 04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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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웅상뉴스 |
| 희고 고운 피부에
순결함도 아름다운데
사월 하늘 위로 훌라후프 돌리는 그녀
황사 바람 지나간 하늘까지 청명하구나
<디카시> 해설
누가 하늘에 훌라후프를 던졌을까.
하늘의 의지였을까.
목련의 기도였을까.
하늘 한 쪽을 날렵하게 하던 훌라후프는
목련꽃의 허리에 필연처럼 감겨들었다.
피워 올린 생의 시간이 짧다고 해서
안타까워할 일 아니다.
피어있는 순간을 더 환하고 아름답게 하려고
목련도 허리에 훌라후프를 걸지 않는가.
낙화할 시간을 미리 서러워할 일도 아니다.
지금, 여기, 생애의 가장 아름다운 한 때가
하늘을 더 맑고 파랗게 채색한
고운 풍경 한 점으로 존재하고 있지 않은가.
꽃잎 뚝뚝 다 떨구는 순간이 온대도 결코 슬퍼할 일 아니다.
순간을 영원으로 가꾸었던 날들은
생애의 허리에 뜨거운 기억으로
동그마니 앉아 있을 테니까.
/김인애 시인
디카시란
디지털카메라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형상을 포착하여 찍은 영상과 함께 문자로 표현한 시이다.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문학 장르로, 언어 예술이라는 기존 시의 범주를 확장하여 영상과 5행 이내의 문자를 하나의 텍스트로 결합한 멀티 언어 예술이다.
[국립국어원의 우리말샘에 디카시가 문학용어 명사로 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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