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산 이야기(8) 천성산 큰바위
웅상뉴스 기자 / jun28258@gmail.com 입력 : 2017년 04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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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성산 제1봉 비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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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발 778미터의 위치에 자라잡고 있는 천성산 큰 바위는 일명 (불쇠바위) 라고도 한다. 이 거대한 바위에 대한 이미지와 그기에 따르는 이야기를 쓴다는 것은 매우 추상적인 측면에서 전개되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한다.
필자는 굴곡이 심한 산길을 걸으면서 아직 사랑을 알기에는 미숙한 여인 같은 어린 소나무를 쓰다듬으면서 어린 너도 아름드리 노송의 큰 꿈이 있을 터인데, 라고 중얼거리며 이제껏 나는 무엇을 이룩하였나 싶어 울적하기도 하지만 어쩌랴, 남은 생이라도 의미 있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하며 떠오르는 시상詩想들을 열심히 스케치 하면서 곧장 큰 바위를 행해서 열심히 걸었다.
아름드리 노송은 / 나이테마다 전설을 새기고 / 가느다란 잎사귀에는 / 새들의 지저귐에 귀를 세우는데 / 사람에겐 묵묵부답 / 노송의 침묵이 무겁다 / 김정호의 『노송』 중에서
천성산 2봉을 목전에 둔 큰 바위는 그 모습이 엄청나게 커서 근엄한 표정 속에 감추어진 비밀이 있을 법도 하여 그 속이 퍽 궁금하였다. 워낙 큰 바위인지라 가까이 가기에는 두려움마저 느꼈다.
바위의 주의를 조심스레 돌면서 살펴보아도 극히 한 부분만 보여줄 뿐 바위의 전체는 허락하지 않는 위엄을 보여 주고 있었다. 무게를 견뎌내기에는 산도 무척 힘들겠다는 속 좁은 생각도 해 보았다.
신기한 것은 바위 밑쪽에 뚫려 있는 석굴이다. 십 여명 정도는 족히 앉을 수 있는 공간은 자연으로 뚫린 굴인지 인공으로 뚫린 굴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표지판에는 (큰 바위 석굴은 원효대사 (617~686) 가 천성산에서 수행 정진할 때 석굴수도처 중 한 곳인 것으로 전해 내려오고 있는 곳이다) 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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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성산은 나의 마음과 시야를 넓혀 주었다. 마치, 오래 묵혀 놓았던 귀중한 고전을 내 앞에 펼쳐 놓은 듯하여 새로움이 감동스럽게 다가 왔다. 천성산 하면 첫째 원효대사元曉大師의 불교佛敎사상이 영감으로 떠오르는 곳이다.
그것은 특정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무의식 속에서 느껴지는 기도일 수 있으며 그것으로 인해서 깊은 내면의 변화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현대의 삶에 몸과 마음을 집중하는 힘겨운 심사가 지극히 명료해지면서 세속의 사물에 대한 우선시되는 가치들을 진정 올은 것인가를 되뇌어 보면서 참 자아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일상생활 속에서 치열한 경쟁관계에서 부득불 행해지는 허영과, 위선, 교만 이러한 불유쾌한 것들로부터 떼어 놓는 순간을 맞는 것이다. 자연의 순수성과 내면성에 사람들은 동화되어 일순, 새롭게 태어나는 감동에 젖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이치를 알도록 산은 사람들에게 지혜를 알려 주는 것이리라.
자연이 연출하는 아름다운 기교는 사람의 마음속에 찌든 때를 씻겨 준다. 필자는 이번 '양산도시문화 연구원'에서 주간하는 (마케팅, 지역을 살리자) 라는 주제 하에 릴레이씩으로 글쓰기 준비를 위해 천성산 일대를 탐방하면서 새로운 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 모든 것들 즉, 멀리 보이는 해안의 섬과 지협, 광활한 산맥, 울창한 숲으로 뒤덮인 계곡, 비옥한 들판, 평화스러운 도시, 봄은 여름에게 여름은 가을에게 가을은 겨울에게 자리를 내어주는 자연의 질서, 이 모든 것들이 내 마음 속에 현실감 있게 간직되어 지금이야 비로소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를, 진정한 의미를 조금이나마 더 깨닫게 된 것 같다.
더 나아가서 필자는 천성산에서 서식하는 식물의 생태가 간직하고 있는 비밀에 가까이 하고 싶다. 자연석의 바위들의 각양각색의 색깔들 문양의 섬세함에 막연한 상상에서 벗어나 깊게 관심을 갖게 되었다. 자연이 치장해 놓은 다채롭고 정밀한 풍광, 나무와 바위 계절 따라 피고 지는 꽃, 화들짝 날아오르며 소리치는 수꿩의 울음소리 바삐 뛰어가는 고라니, 마치 그들의 영역 안에 인간을 초대하고 있는 것처럼 감사하고 아름답다.
자연은 사시사철 그들끼리 축제를 지내는 듯한데 인간은 인간끼리 끝없는 아귀다툼에 지쳐 있는 형극이니 서글퍼진다. 그러나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지혜를 산에서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니 참 다행스럽다는 위안을 받는다.
작은 가슴에 자연을 안고 / 자연 안에 내가 안기네 / 만물은 나를 위해 있고 / 나는 만물을 위해 있네 / 산의 심장에 발자국을 찍으며 걷네 / 상처 내면 어쩌나 / 사쁘니 사쁘니 걸어가네 / 김정호의 『산행』 중에서 큰 바위 발등에 서서 바라보는 태양의 광채와 먼 바다에서 반사된 빛의 향연은 자연이 연출하는 극치를 만끽할 수 있다.
필자는 이 풍광의 내면으로 침잠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사뭇 행복했다. 따라서 나 자신의 것이 무엇이며 내 앞에 펼쳐져 있는 대자연이 무엇인지 구별하는 법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모든 것들을 신중하게 받아드리며 내면으로부터 성장하는 내 모습을 찾고 싶어진다. 그것들을 알게 됨으로써 나의 삶의 아주 깊숙한 기반까지 여유로워지겠다는 생각에 골똘해진다.
필자는 이 엄청난 메시지를 산으로부터 받았다. 지체하기 힘든 이 정서적인 감정을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 싶어진다. (양산도시문화 연구원)을 통해서 건 웅상신문 지면을 통해서 건 많은 이웃과 같이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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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정 호 1998년 『문예사조』 등단 부산해동문학회 회원 부산시인협회 회원 양산해동문학회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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