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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도시문화연구원 /마케팅, 지역을 살리다! 천성산 이야기(6)

천성산 화엄벌 억새꽃
웅상뉴스 기자 / 입력 : 2017년 02월 21일
ⓒ 웅상뉴스(웅상신문)
천성산 화엄벌은 국립지지원 중앙지명 위원회가 2000년 5월 천성산과 원효산을 통합하여 천성산으로 부르기로 고시하였다.

(한국향토문화대전) 인용 화엄벌은 천성산 제1봉 원효봉에서 천성산 제2봉 비로봉을 잇는 약 25만평의 능선을 따라 광활하게 펼쳐져 있다.

화엄벌은 원효대사가 http://www.biao.org.uk/rolex.html

http://www.biao.org.uk/omega.html
 천성산 정상 에서 1천여 명의 제자들을 거느리 고 (화엄경)을 설법한 강론장이라 하여 화엄벌이라 유래되어 오고 있다.

화엄벌은 오랫동안 방치되어 오다가 지난 1999년 고산습지라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져 3년 후인 2002년 화경부로부터 (화엄늪 습지 보호구역) 으로 지정되어 생태 보존을 위해서 사람의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화엄벌은 다행히 자연 생태가 그대로 살아 있어 환경적으로 학술 가치가 높은 소중한 곳이다. 보통 늪지대는 구릉에 있는데 천성산 화엄벌 습지는 높은 능선에 있다는 점이 매우 특이하다.

화엄벌의 늪은 이탄층泥炭層의 늪에 서식하는 식물들로 앵초 물매화 잠자리난 흰제비난 끈끈이주걱 이삭귀개 등의 다양한 희귀 습지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소중한 생태 습지다.

대부분 사람들은 가을 산의 매력으로는 단풍을 꼽는다. 한편, 필자는 단풍보다 만발한 억새의 능선을 걷기를 좋아한다.

가을 산의 아름다운 경치는 불타 듯 붉은 단풍이 주연主演이라면, 바람결에 따라 출렁이는 억새꽃의 은빛물결은 조연助演이라면 어떨까? 단풍은 불타는 금빛이라면, 무리지어 춤추는 억새꽃은 은빛이 아닌가. 가을 산의 운치는 단풍과 억새꽃이 장식하기 때문이다.

화엄벌 이 넓은 초원에는 억새 군락지로 봄이면 진달래와 철쭉이 아름다운 장관을 이룬다. 가을이면 길게 펼쳐진 억새의 은빛물결의 아름다운에 감탄하게 된다.

아침 햇빛에는 은빛으로 흔들고, 낮이면 하늘의 흰 구름이 내려앉은 듯 물결치다가 서녘 노을빛 속에서는 아쉬움에 슬픈 몸짓처럼 고랑저서 흐르는 모습에 누군들 감탄하지 않겠는가?

억새는 흰 꽃 피우려고 / 삼동을 견디고 / 나는 너 모습 보려고 / 주름이 늘었네 / 혼자일 때는 그냥 한 폭이 / 외로운 풀이었다가 / 수많 폭이 모이면 군락이 되고 / 혼자일 때는 / 너의 꽃 보이지 않더니 / 화엄벌 넓은 비알에 모여 / 소리 지르는 너의 / 하얀 함성은 / 이윽고 꽃이 되어 / 하늘로 흐르는 강물 같고나 / 바람 따라 흐르는 은빛 물결에 / 나도 따라 흐른다 /

-김정호의 시『억새꽃』 전문-

천성산 화엄벌의 억새 평원이 뛰어난 점은 사방팔방 막힘이 없이 트여 있어 발 아래로 펼쳐진 산과 도시들의 풍경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아침 햇살을 받은 억새도 아름답지만 황혼녘의 억새꽃이 역광을 받으며 하얗게 빛나는 풍경은 더없이 황홀경에 취하게 된다.

억새라는 말이 처음 보이는 문헌은 아마도 정철鄭澈이 지은 장진주사將進酒詞에서 유래된 게 아닌가 한다. (정철의 장진주사는 조선 선조 때의 문신인 정철이 사설시조 형식으로 지은 권주가勸酒歌)다 거기서는 억새를 ‘으악새’ 라고 했다.

으악새 속새 / 백양 속에 / 가기곧 하면 / 누른 해 흰 달 / 가는 비 긁은 눈 / 소소리 바람 / 불 제 뉘 한 잔 먹자 할꼬 /
정철의 『장진주가』 중에서

죽어서 쓸쓸히 억새풀 우거진 곳에 묻히고 나면 누가 술을 권하겠는가? 그러니 살아 생전에 한 잔 더 받으라는 것이다. 격조 높은 풍류를 느끼게 한다.

그런데 그 ‘으악새’가 가을에 우는 무슨 조류鳥類로 오해받았던 때가 있었다. 지금은 그것이 억새의 사투리라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 많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무슨 이상한 새쯤으로 아는 사람도 없지 않다. 억새라는 말은 억세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 아닌가 싶다.
ⓒ 웅상뉴스(웅상신문)

우선 뿌리는 땅 속 깊이 단단히 박혀 있어서 여간해서는 뽑히지 않고 건조하고 메마른 척박한 산등성이나 산불이 났던 계곡 같은 곳에서도 억척같이 잘 자란다. 게다가 미끈한 줄기와 활시위처럼 휘어진 잎사귀가 보기 좋다고 만지다가는 금세 살이 베어지는 아픔을 맛보게 된다. 함부로 대하지 말라는 뜻이다.

120만 평 그 더넓은 사자평 억새 군락지를 생각하면서, 약 200년 전에 연암 박지원朴趾源선생이 떠오른다. 그는 요동벌을 처음 보고는 그 자리에서 통곡하고 싶었다고 한다.

좁은 땅덩이에서 태어나 억눌렸던 온갖 감정의 응어리들이 일망무제로 트인 끝없는 벌판을 보자 일시에 북받쳐 올랐기 때문이란다.

장부는 울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울지 않는 것이 아니다. 다만 함부로 울지 않는다는 것이고 한 번 울었다 하면 크게 운다는 것이다. 울음이란 울분을 토해내며 비우는 가정인 것 같다.

가을이면 억새는 비울 것 다 비운 그런 노년의 표정으로 홀가분하게 능선에서 저물어가는 한 해를 보내며 서 있다. 어린 치기도 더없는 혈기도 다 버린 그런 몸과 마음으로 그 옆에 한 줄기 억새로 묵묵히 서 있고 싶을 때가 있다.
↑↑ 김정호 시인



1998년 『문예사조』 등단
양산 시인협회 회원
부산 시인협회 회원
시집 『구두를 위한 데생』외
다수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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