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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상의 고을을 찾아서 (3) |매곡마을

달성 서씨 감찰공파 집성촌, 전원 생활 딱 좋아
한나절만 안 보여도 찾아 고독사 없어, 마을 안 길 좁아 불편

김경희 기자 / 입력 : 2016년 11월 03일
↑↑ 매곡마을 전경
ⓒ 웅상뉴스


“아지매, 타작했네요.” “그래, 어딜 가는감.” “저기요. 오늘 이렇게 다니고 있습니다.” “그럼, 일이나 좀 도와주지.” 서재수 이장과 아지매의 대화다.

타작을 하고 벼를 경운기에 싣고 있던 아지매는 약간은 섭섭한 듯한 표정으로 웃으면서 말한다. 아지매와 할매, 조카로 얽혀 있는 마을에서 있을 법한 대화다.

매곡마을은 임란공신 서몽호의 후손들이 살고 있는 집성촌이다. 외지에서 온 사람들도 있지만 마을 주민의 대부분은 달성 서씨 감찰공파다. 서종출 전국방부장관과 서형수 국회의원도 이 마을 출신이다. 28대까지 내려왔고 9대 손이다.

일행은 달성 서씨 제실로 향한다. 길이 좁다. 원래 마을 안쪽의 길은 소달구지나 경운기가 다니는 용도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 길에 차들이 오간다. 외지인들이 마을 안쪽으로 들어와서 전원주택을 짓고 출퇴근을 하는 바람에 오가는 차량이 부쩍 늘어났다.

서 이장은 전원주택을 지금도 짓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따라서 그 길이 가장 불편하다. 시에서 신경을 쓰고 있지만 빨리 해결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제실은 동네가 한눈에 보이는 장소에 있다. 마당 한쪽에 있는 비석에는 달성 서씨에 대한 기록이 빽빽하게 적혀져 있다. 서동만 새마을지도자가 일일이 소리 내어 읽으면서 설명을 해준다.

↑↑ 서재수 매곡마을 이장
ⓒ 웅상뉴스
이렇게 매곡마을은 오랜 역사를 지닌 자연부락이다. 회야강의 발원지인 매곡천을 끼고 있고 수도관 공사가 되어 있어서 필요하면 수도물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주민의 대부분은 지하수를 개발해서 사용하고 있다.

“복된 물을 마시고 있어요. 일반 물을 떠 놓으면 녹조가 생기지만 지하수 물은 오랜 시간을 두어도 괜찮아요.

서 이장이 말한다. 매곡에서 태어난 그는 초등학교 4학년 때 부산으로 나갔다. 거기서 공부하고 직장을 다니고 결혼을 해서 살다가 아이들이 다 커서 독립을 한 뒤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서 블루베리 농사를 짓고 있다. 그는 자신처럼 사람들이 젊었을 때 먹고 살기 위해서 고향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올 거라는 기대하고 있다.

또한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농사가 잘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고향에서 부모를 잘 모시면서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농토나 놀고 있는 농토를 활용해서 농사를 짓는 것도 생각해볼 만 일이라고 생각한다. 농사를 지을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

“판로가 문제인 것 같아요. 시에서 운영하고 있는 양산농산물위촉생산에다 판매를 의뢰하고 인터넷이나 아름아름으로 판매를 했지만 수량이 많아지면서 판매가 잘되지 않아요.”

그의 말에 따르면 젊은 사람들이 들어와서 농사를 지어도 판로가 문제라는 것이다. 현재 주민들은 대부분 연로하신 분으로 자급자족을 하고 스스로 짓지 못하는 농사는 대리기계농을 하는 분에게 대리경작을 맡긴다. 직접 영농이 안 되면 여러 가지 불이익을 당하기 때문에 그런 식이라도 농사를 짓는 것이다.

매곡마을은 그야말로 그림 속의 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집집마다 텃밭이 있고 나무가 있다. 600년 된 당산나무가 있고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전원생활을 하기에 딱 좋다. 한적한 자연을 즐기다가 도시의 떠들썩함이 그리우면 버스나 차를 타고 나가면 된다. 얼마 걸리지 않는다. 부산의 끄트머리에 있는 송도에도 40분이면 간다.

이렇게 살기 좋은 마을에도 걱정거리가 있다. 공단이 들어서면서 노출된 석회질 같은 것이 빗물에 녹아 천으로 스며들었고 그것이 백화 현상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시와 환경단체에다 건의해서 수질 검사를 해도 적합하다고 나와 딱히 해결이 안 되니 걱정을 아니할 수가 없다.

그리고 또 하나, 환경오염공장이다. 지금은 안 들어오고 있지만 나중에는 어떻게 바뀔지 그 누가 알겠는가.

“집성촌의 좋은 점은 요즘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고독사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 마을에는 그런 것이 없다. 대부분 일가친척이라 보니까 눈에 안 보이면 찾아간다. 아지매 왜 안 보이노 일이 있나 하고. 보면 보인다. 논에 가 있거나 하니까. 편찮아서 아이가 병원에 모시고 가는 것도 안다. 하루만, 아니 한나절만 안 보여도 금방 표가 난다. 다른 마을 같은 경우는 독거노인이 계시면 생활을 하는지 어쩌는지 잘 모르지만 그런 점들이 좋다. 다들 건강하게 사셔야하는데.”

↑↑ 달성 서씨 감찰공파 제실
ⓒ 웅상뉴스
서 이장은 동네 어르신에 대한 애정을, 마을에 대한 애정을 간곡하게 드러낸다. 그의 말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젊은 사람들이 마을에 귀촌을 해서 자기 나름대로 생활을 하면 도시에서 생활하는 것보다 훨씬 나을 수도 있다. 한 번 생각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그가 생각하기엔 양산시는 도시지역화 되었기 때문에 농촌지역이 아니다. 그러다보니 농사를 짓고 있는 자연부락에 대한 배려가 약간 미흡한 것 같다.

다른 지역은 농사를 짓고 있는 판로나 여러 가지 배려를 해주고 있는데, 양산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농업인구가 양산시의 5프로 정도 된다고 들었다. 그러니까 지자체의 정책상 관심에서 소외되어 있지 않나 생각이 된다.

아무튼 배려가 돼서 젊은 층들이 귀소하면 농촌이 활발해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기본적으로 농촌센터에서 해 주고 실제적으로 판로, 가공공장을 건립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지만 원활하게 추진되어 농민들이 생산하는 작물들이 가공에서 6차산업에 보탬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계속 건의를 하고 있다. 예를 들어서 벼농사만 하는 게 아니라 특작을 해 보자고 하지만 어르신들이 연세가 많으시고 불안감이 겹치니까 힘들다. 등등.

서 이장은 “어르신들이 텃밭에서 가꾼 것들을 길에서 팔고 있는데, 비가 오거나 날씨가 안 좋으면 마음이 아프다. 작물을 판매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서 팔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이 마을엔 문재인 전 대표의 집도 있다.
김경희 기자 / 입력 : 2016년 11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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