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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록으로 물든 미타암에서 영험한 기운을 듬뿍 받자

사월초파일(불기2559년), 안녕을 기원하는 미타암(彌陀庵)
천성산 700m 우뚝 2000여년 자연 석굴 속 보물 간직

김경희 기자 / 입력 : 2015년 05월 08일
ⓒ 웅상뉴스
신록의 계절, 오월이다. 오는 25일은 사월 초파일(불기2559년), 미타암(彌陀庵)을 취채를 하기 위해 오전부터 서둘렀다. 차를 산중턱 주차장에 세워 놓고 미타암까지 올라가기로 했다. 웅상 지역에서 최고의 사찰인 미타암은 주변 사람은 물론 부산이나 근교 지역에서도 많이 오는 사찰이기도 하다.
ⓒ 웅상뉴스
“미타암은 기도가 잘 들어요. 그래서 전 매일 아침 미타암에 올라가서 불공을 드려요”라고 평산동 사는 박 모씨가 말한다. 사실, 주차장에서 걸어가면 약 30분 여 정도 걸릴 정도로 산 중턱에 위치한 미타암인지라 웬만한 사람은 엄두도 못 낼 것 같은데, 아니었다. 천성산의 정기도 흠뻑 받고 사찰의 염험한 기운도 듬뿍 받고 부처님에게 불공도 하기 위해서라면 이런 가파른 길은 아무 것도 아니었다.
ⓒ 웅상뉴스
미타암으로 올라가는 길은 온통 연둣빛으로 물들어져 있었다. 숲 사이로 나 있는 오솔길에는 나뭇가지 사이로 흘러내린 햇살이 만들어낸 녹색 그림자가 일렁거렸다. 연둣빛이 온몸을 감싸고 흐르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가족끼리 혹은 몇몇이, 혹은 혼자 미타암으로 올라가는 사람들의 얼굴에도 부드러운 녹색빛이 흘러내렸다. 돌계단을 한참 올라가자 미타암 건물이 보였다. 그 너머 푸른 산과 푸른 하늘이 보였다.
마침내 미타암에 도착, 저 멀리 웅상지역이 한눈에 들어왔다. 경내에는 벌써부터 색색깔의 예쁜 연등이 달려 있고 한쪽에는 연등을 만드는 처사와 보살들이 보였다. 벌써 부처님 맞이할 준비를 하는구나. 생각을 하면서 그네들의 손길을 바라봤다. 사월초파일이 되면 사람들은 절에 등을 단다. 가족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마음이 그 손끝에서 느껴졌다.
천성산의 중턱에 우뚝 세워져 있는 미타암은 웅상지역 최고의 유물답게 단아하고 어딘가 모르게 경건한 분위기였다.
통도사 말사이자 원효대사가 창건한 미타암. 현존하는 당우로는 대웅전, 굴법당, 산신각, 요사채, 등이 있다.
ⓒ 웅상뉴스
오후 12시가 훌쩍 넘어 있었다. 허기가 졌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다. 일단 먹고 보자는 심정으로 공양간에 가서 공양을 했다. 비빔밥이었다. 국은 김치국. 고슬거리는 밥을 비벼서 먹었다. 보살의 정성이 깃들어 있는지 맛있었다. 앞으로 일주일에 두 번은 미타암에 와서 불공도 하고 공양도 하자고 생각했다. 운동도 되고 일거양득이었다. 아니, 세 가지를 동시에 이룰 수 있으니 뭐라고 하나.
공양간에서 나온 뒤 커피를 마시면서 저 멀리 눈길을 던졌다. 옆에선 청년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마침내 보물 제998호인 석조아미타여래입(石造阿彌陀如來立像)이 있는 굴법당으로 향했다. 길도 깨끗했고 굴법당도 단아했다. 신축한 법당은 단아하고 풋풋한 향내가 났다.
몇몇 사람들이 방석을 깔고 두 손 모아 절을 하고 있었다. 석단 안쪽에 모셔져 있는 석조아미타여래입상을 잠깐 바라봤다. 그것은 1.5m 정도 되는 석단 안쪽에 모셔져 있고 광배와 연화대좌, 불신(佛身)이 단일석이다. 나발(螺髮)의 머리에는 큼직한 육계가 있으며, 얼굴은 복스럽고 둥글고 눈두덩이는 두툼했다. 양쪽 귀는 어깨까지 길게 늘어져 있고 옷자락 밑으로는 발가락이 매우 긴 맨발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절을 했다. 절에 다니는 사람들은 내게 절을 할 때 아무것도 바라지 말고 그냥 절만 하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아이와 남편,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안녕을 기원했다. 바로 옆 등산복 차림의 여자도 진지한 얼굴로 숙연하게 절을 하고 있었다. 세 배 네 배. 나도 덩달아 정성껏 절했다. 절을 하면서 취직 공부 있는 아들이 무사히 통과하기를 바라고 가족들이 건강하기를 바라고 주변 사람들이 힘든 일이 있더라도 잘 살아가기를 기도했다. 기도하면 즉각 효험이 나타나는 영험한 사찰이라고 입소문이 나 있는 미타암이었다. 그런 탓인지 어쩐지 내 기도가 이루어질 것 같은 느낌이었다. 여자와 나는 시합이라도 하는 듯 열심히 기도했다. 그런 우리를 석조아마타여래상이 인자하고 자상한 얼굴로 내려다보고 있었다.
ⓒ 웅상뉴스
『삼국유사』 포천산 오비구조에 있는 글이 떠올랐다. “삽량주에서 동북쪽으로 20리쯤 떨어진 곳에 포천산(布川山)이 있고, 거기에는 완연하게 사람이 쪼아 만든 듯한 기이한 석굴이 있다. 여기에 이름조차 알 수 없는 비구 다섯 사람이 와서 살면서 아미타불을 부르고 서방 극락세계에 왕생할 것을 기도한 지 수십 년 만에 갑자기 성중(聖衆)이 서방 극락으로부터 와서 그들을 맞이하여 갔다.
ⓒ 웅상뉴스
이에 다섯 비구는 제각기 연화대에 앉아 하늘을 날아가다가 통도사 문 밖에 이르러 머무르게 되었는데, 하늘의 음악이 간간이 들려왔다. 절의 중들이 나와서 보니, 다섯 비구는 무상고공(無常苦空)의 이치를 설명하고 유해를 벗어버리고 큰 광명을 쏘면서 서쪽으로 갔다. 그들이 유해를 버리고 간 곳에다 절의 중이 정사를 짓고 이름을 ‘치루’라고 하였는데, 지금도 남아 있다.”
포천산은 웅상의 천성산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타암 석조아미타여래입상은 바로 『삼국유사』에 기록되어 있는 서방 극락세계로 날아간 다섯 비구가 수도하던 석굴에 모셔진 불상이고.
아무튼 미타암은 천연 동굴이지만, 인공을 가한 흔적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본다면, 8세기 통일신라시대에 성행하던 석굴 사원 조영의 한 단면을 살필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또한 미타암에 모셔진 석조아미타여래입상은 신라 아미타신앙의 전개 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자료이다.
멀지 않아 오는 25일, 사월초파일이다. 공기도 좋고 산세 좋고 푸른빛이 출렁거리는 미타암에서 영험한 정기를 받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본다.
(종무소:055)365-4184)
김경희 기자 / 입력 : 2015년 05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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