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햇쑥과 봄 도다리의 환상적 만남 - 도다리 쑥국
최진태(영산대 강사)
웅상뉴스 기자 / 입력 : 2014년 04월 17일
 |  | | ↑↑ 영산대 강사 최진태 | ⓒ 웅상뉴스 | 쪽빛 바다가 아름다운 봄은 도다리 쑥국과 함께 온다고 한다. 봄에 살이 통통하게 차오른 도다리와 추위를 뚫고 갓 돋아난 어린 쑥이 환상적으로 만난 것이 바로 도다리 쑥국이다.
도다리 쑥국 한 대접의 맑은 국물에서 뽀얗게 피어오르는 따뜻한 김 후후 불며 한 술 한 술 뜨는 맛, 백옥 같은 도다리 살점 덩어리와 향긋한 햇쑥이 어울려 씹히는 그 맛엔 초봄의 연초록빛이 햇살처럼 출렁이고, 한려수도 봄바다 기운이 물커덩 젖어온다. 온몸이 생기로 가득 담겨지는 순간이다.
인도에서는 산스크리트어로 물고기를 ‘맛시야’라고 하는데 바로 이‘맛이야’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식도락가들이 이 맛을 놓칠리 없다. 도다리 쑥국은 쑥향이 생선 비린 맛을 없애주고 국물이 개운해 숙취를 말끔히 풀어주어 주당들에게도 그만인 것이다.
은은한 쑥의 향기와 신선하고 담백한 도다리 맛, 맑고 시원한 국물을 접하는 순간 춥고 음산한 겨울이 가고 만물이 용솟음치는 봄이 왔음을 입맛으로 몸으로 느낄 수 있게 된다. 도다리는 가자미류의 일종이나 넙치나 가자미에 비해 몸이 마름모꼴이며 몸에 크고 작은 반점이 산재해 있고 양 눈 사이에 돌기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조상이 얼마나 겔러 터졌으면/ 눈이 오른쪽으로 돌아갈 때 까지/ 모로 누워 허송세월 했을까/ 왼쪽 옆구리가 아예 배가 되었구나(이하 중략)’. 권오범의 ‘도다리’시에서도 읊고 있듯이 복부를 아래쪽에 두고 보아 눈이 왼쪽에 몰려있으면 넙치(광어), 오른쪽에 몰려있으면 도다리이다. 또한 입이 크고 이빨이 있으면 넙치, 입이 작고 이빨이 없으면 도다리로 구분하기도 한다. ‘봄 도다리 가을 전어’란 말이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되고 있을 정도로 봄이 되면 그 맛이 일품이다.
도다리는 주로 1월부터 3월까지 고성 자란만과 당항만 등 남해안 연안에서 산란을 한다. 이때에 온 몸의 영양이 알과 정소(일명 곤이)에 모아지고, 산란을 한 뒤에 다시 새살이 차오르기 시작하면 도다리의 맛도 최상이 된다. 도다리는 양식이 되지 않고 있다. 기술상 문제가 아니라 경제성 때문인데, 넙치는 일년 먹이면 다 자라지만 도다리는 삼사년씩 걸리니 사료를 먹이면서까지 양식을 해봤자 경제성이 떨어지는 이유이다.
쑥을 중국에서는 쑥애(艾)자로 쓰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쑥 봉(蓬), 또는 쑥 봉(蓬)자에 명아주래(萊)자를 합쳐서 봉래(蓬萊)라고 쓴다. 중국에서는 오래전부터 봉래는 삼신산(三神山)에 자라는 이것이 바로 진시황이 찾던 불로초라는 말이 오래전부터 전해온다. 봉래는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쑥을 가리키고 삼신산은 우리나라의 백두산, 지리산, 한라산을 가리킨다. 그러므로 불로초는 바로 우리나라 땅에서 자라는 쑥이라는 뜻이다. 쑥은 성질이 맵고 쓰며 따뜻하고 독이 없으며 한, 열, 허, 실 모든 증상 치료 방법에 사용된다.
‘잔설 희끗희끗/ 이른 봄날/ 섬자락 돌고 도는 언덕배기에/ 지천으로 돋아나는/ 햇쑥을 캔다/ 겨울 내내 묵혀 두었던 그리움 털어내며/ 사랑을 담는다/ 모진 바람결에 잠자듯 꿈꾸듯한 시린 세월/ 툭툭 뿌리치며 생명의 봄을 뽑아 올린다/ 밟혀도 밟혀도 일어서는 무지렁이들의/ 부활의 노래를 뿜어 올린다/ 우리나라 방방곡곡/ 허리로 허리로 돌아가며/ 이어온/ 너희들의 한 맺힌 피울음을/ 마침내 햇쑥 향기에 풀었구나/ 오천년을 이어온 단군의 어머니/ 거룩한지고’ 필자의 졸시 ‘햇쑥’이다.
봄날이다. 백옥같이 살 통통 오른 싱싱한 자연산 도다리 한번 도다리 눈뜨고 곁눈질 하여도 애교로 통하는 계절이다. 언땅 헤치고 쑤욱 쑥 솟아오른 햇쑥 향기도 함께 맡으시면서 부디 이 피어나는 봄날에 통영의 봄바다 기운과 맛에 한번 듬뿍 빠져 보시길. |
웅상뉴스 기자 /  입력 : 2014년 04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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